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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조로 Tesoro


우리는 알 수 없다. 타인의 얼굴에서 외로움의 징후를 읽어 내기 전까진. 그의 행동이 자꾸 자신의 안쪽으로 향하는 몸짓을 보기 전에는. 그리고 그의 울음을 보기 전엔 그가 외로움의 절절함을 온몸으로 온 영혼으로 겪고 있는 지 알 수 없다.자신의 외로움은 어떻게 느끼게 되나? 아, 외로워... 라고 자각하기 전엔 알 수 없나? 우선은 내 삶의, 인생의 일들은 오늘도 다이나믹하다. 항상 하는 일상이지만 매일 매일이 조금씩 다르다. 느낌이 다르다. 일이 다를 때도 있지만 아침의 지친 몸, 어제의 일로 생기가 나지 않는 마음, 저녁 선물을 기다리는 흥분 등 우리는 매일 다른 모습의 마음을 갖는다. 해서 일상의 일들이 같지만 매일 다르게 느껴지는 거다.한 남자가 있다. 가족이 이탈리아에 가 있단다. 기러기 아빠다. 그의 성격은 활기차고 생기 있다. 기러기 아빠라는 말에 혹시 묻어 나오는 것이 없나 보아도 그는 내색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학원이 끝나고 학원 친우끼리 마시는 술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혹시 이탈리아에 가 있는 가족들이 전화 했는데 집이 아니라 술 자리라고 하면 걱정할까봐 친우들은 안부를 묻는다. 하지만 괜찮단다. 그런데 그가 오늘은 외투가 뒤집어져 있는 지도 모르고 입고 있다. 그는 어디에 집중하고 있는 걸까?매일 개인 노트북, 스마트 패드, 당연히 스마트 폰을 챙기고 이동식 인터넷 중계기를 가지고 다닌다. 그리 서두르지 않은 아침이었다. 늦잠도 자지 않았고 아침도 건강하게 챙겨 먹었다. 버스 정류장. 한 번만 타면 직장 근처에 내릴 수 있어서 1Km 정도 걸을 수 있어서 좋다. 정류장에 도착하고 음악을 듣기 위해 이동식 인터넷 중계기를 켜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없다. 항상 움직이는 대로 움직였고, 매일 순서도 거의 바뀌지 않고 휴대 물품을 챙기는데 오늘은 없다.우리는 부지불식 중 이렇게 집중력이 약해진다. 외로워서는 아니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데 내 정신은 다른 곳에 가 있었나 보다. 눈에 보이는 대로 생각이 따라가지 않고, 생각한 대로 행동이 집중되지 않는다. 매일 하는 리듬과 흐름으로 준비를 한다.우리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걸까? 필자의 경험으로 매너리즘은 흥이 나지 않을 때 나에게 나타나는 반응이다.매일 똑같은 일이 행복하지 않다. 가슴은 식어가고 머리도 식어간다. 행복하지 않다. 가족과 함께 찡그리지 않고 지내는데, 직장 동료들도 꽤 되어 언제나 만나 즐겁게 대화를 한다. 일도 무리 없이 해낸다. 그런데 흥이 나지 않는다. 매일 똑같다.이걸 이번 글에선 외로움 이라고 정의하자. 생활에 변화를 가끔 주면 즐거움의 리듬이 살아난다.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지 않는다. 일상이 지루해지는 것은 내가 일상에 파묻혀 지낸다는 거다. 일상은 시간의 구석이다. 구석에 차츰 침체해 들어가게 되면 그것을 외로움이라고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오노 나츠메는 이런 외로움을 잘 잡아 낸다. Gente 부터 감정선을 건드리는 작가 때문에 테조로 를 보았고 Gente 과 연결된다 볼 수 있는 리스토란테 파라디조 를 거쳐 Not Simple 에서 완전 팬이 되어 버렸다.
낫 심플 납치사 고요 등 감각적인 장편들을 선보여온 오노 나츠메. 그녀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 동안 발표했던 14편의 단편과 일러스트가 수록된 단편 작품집이다. 간결하고 세련된 그림체의 매력이 작품마다 빛을 발하고 있으며, 자잘한 일상에서 포착해낸 무심한듯 반짝이는 순간들은 ‘오노 나츠메 답다’는 끄덕임을 불러일으킨다.

중년 신사, 이탈리아, 미국 대중문화 같은 작가 특유의 키워드들이 담긴 작품은 물론, 애절한 드라마에서 바로 우리의 이웃 이야기인 듯 친근하고 상큼한 소품들까지… 일정한 톤으로 전개되는 장편을 접할 때는 느낄 수 없었던 다채로운 매력을 고루 느낄 수 있다. 작품들의 완성도 또한 어느 작품이 먼저 발표되었는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른 것이 특징이다. 책의 뒷부분에는 부록으로 일러스트레이션 감상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각기 다른 색을 지닌 다양한 단편들을 읽어나가는 사이 오노 나츠메의 모든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는 포근한 위로를 건네받을 수 있을 것이다.


una giornata fredda ~어느 추운 날~
뒤집어 입기
콩나물 부부
도시락에 관한 ③개의 단편
이바의 기억
senza titolo 1
senza titolo 2
coke after coke
senza titolo 3
senza titolo 4
Froom Family
CHRISTMAS ★ MORNING
senza titolo 5
PADRE ~아버지~
galleria di illustrazione ~일러스트레이션 갤러리~